바다로 살기

2021년 10월 25일 월 오전 12:30


강이 얼고 강이 마르던 계절의 냄새가 옅어질 때 물은 바다로 흐른다 짠 내음에 오늘의 바람을 잊고 달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어느새 강줄기를 놓친 물들이 하나둘 늘었다 처지는 비슷했다 너는 어디서 왔니 나는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움에 쥐고 온 돌들을 펴 볼 때면 파도가 치기 일쑤였고 그렇게 잃어버린 강의 추억은 되찾을 수 없었다 울다가 울다가 울지 않게 되었다 누구도 처음부터 바다로 살려던 것은 아니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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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구는 내게 위로를 건넸고, 누구는 모두가 겪는 일이라며 웃었다 또 누구는 수면 위의 햇볕을 쥐어줬고, 누구는 갈매기 그늘 아래서 노는 법을 가르쳐줬다 나는 여기 남기로 했다 바다에서의 추억이 생겼기 때문이다